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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드웨어/Devices

iriver - Astell&Kern AK100

* 중립적인 체험단 리뷰를 지향합니다. *


음향 기기 커뮤니티 Seeko에서 진행된 아이리버의 체험단 이벤트에 선정되어 아스텔&컨 AK100을 사용해볼 수 있었습니다.

공식 가격이 70만 원에 육박하는지라 관심은 있었지만 선뜻 구입하기는 어려웠던 제품이었기에, 좋은 기회를 제공받아 기쁜 마음으로 체험에 임했습니다.


지난 3월 16일 토요일에 제품을 수령하였고, 2주일 동안 사용한 후 사용기를 작성합니다.

CD를 100여 장 보유하고 있지만, 음원 용량의 압박으로 항상 MP3(VBR 0~2)로 컨버팅하여 음악을 들어왔는데, 그런 음원을 쓰는 것은 예의가 아닌 것 같아 처음 이틀 동안 음반들을 컨버팅하여 FLAC 음원들을 마련하였고, 일주일 동안은 AK100으로만 음악 감상을 하고, 남은 기간 동안은 넥서스 4나 아이팟 터치 4세대도 사용하여 비교하는 과정을 거쳤습니다.





이상이 제품의 외관입니다.

인터넷에 공개된 사진들만 보았을 때는 디자인 때문인지 아이팟 클래식 정도의 사이즈일 것으로만 생각했는데, 실제로 받아 보니 상자부터 너무 작아 충격적이었습니다.

실제 AK100의 크기를 설명하자면, 가로 길이는 아이팟 터치보다 조금 짧고, 세로 길이는 아이팟 터치의 2/3 정도였습니다.




상자를 열자마자 보이는 AK100 아래에 이런 작은 책자가 들어있었습니다.

아이리버에서 이번에 AK100을 출시하면서 마케팅 요소로서 내세운 고음질 음원인 MQS에 대한 설명과, 실제로 MQS 음원이 들어 있는 마이크로 SD 카드를 동봉한 것입니다.

다양한 장르의 음악 8곡으로 구성된 나름의 디지털 음반을 함께 제공하는 것으로 보면 되겟습니다.


MQS는 기존의 FLAC 음원과 같은 컨테이너로 유통되지만, 비트레이트가 24인 고음질 음원입니다.

기존에 유통되던 FLAC 음원들은 비트레이트가 16입니다.

EZ CD Audio Converter의 설정을 보니, CD에서 음원을 추출할 때 FLAC 24bit로 설정할 수도 있게 되어 있었습니다.

하지만, 애초에 음원들이 CD에 입력될 때 16bit로 저장되어 판매되므로 시중에서 판매되는 CD를 구입해서 24bit 음원으로 추출하는 것은 의미가 없습니다.

처음부터 스튜디오에서 24bit 음원을 만들어 별도의 경로로 유통해야 하는 것입니다.




솔직히 AK100를 사용하면서 가장 감탄했던 것은 음질보다도 디자인이었습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생각보다 매우 아담한 사이즈가 귀엽기도 하였지만, 전면의 헤어라인도 매우 고급스러웠고, 뒷면의 깊고 짙은 검은색과 그 광택은 사진으로 담아낼 수가 없었습니다.

인터넷으로 사진만 보고 지나가는 필자같은 수많은 예비 구매자들을 자극하여 실제 구매자로 만들기 위해서 아이리버는 많은 장소에 시험 제품을 전시해야 할 것입니다. -_-+



또, 인상적이었던 점은 마이크로 SD 카드 슬롯이 2개나 된다는 것입니다.

기기 자체의 용량도 32GB인데, 추가적인 확장성까지 생각하면 MQS 음원이 아무리 용량이 크더라도 사용하는 데에 큰 문제는 없을 것 같았습니다.



부팅하는 모습입니다.

처음에 부팅을 하면서 찍었던 것이고, 사용은 최신 버전인 1.30으로 하였습니다.

사실 부팉 시간이 다소 긴 것이 흠입니다.

방금 다시 재보았는데 23초가 걸렸습니다.

마이크로 SD 카드 없이 본체에만 음원을 5GB 넣은 상태인데, 만약 음원을 더 넣으면 넣을수록 부팅 시간이 길어진다면 다소 불편할 것 같기도 합니다.

물론 과거의 코원 D2나 S9, 혹은 아이리버의 다른 제품들을 사용하면 당연히 부팅 시간이 다소 걸리는 것은 당연하기도 합니다만, 그런 기기들은 이제 과거의 기기들일 뿐이고, 지금처럼 항상 켜져있는 스마트폰으로 음악 앱을 실행하여 음악을 듣는 이들이나 거의 항상 슬립 모드 상태로 유지되는 아이팟 터치로 음악을 듣는 이들에게는 충분히 불편할 만한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감탄했던 기능 중 하나가 이퀄라이저였는데, 흔히 말하는 V 모양이나 W 모양 이퀄라이저를 그냥 그려서 적용할 수 있습니다.

다만 손으로 그리는 곡선은 연속적인데, 가로 길이가 길어 보이는 데에 반해 실제 칸은 5개 뿐이므로 대충 그리면 적용 이후의 이퀄라이저는 생각한 것과 다른 모습이 되기 십상이었습니다.

내가 생각한 모양으로 이퀄라이저를 적용하기 위해서 소프트웨어에 적응하기 위해 시간이 다소 필요했습니다.




추가 사진입니다.

제품과 함께 Astell&Kern의 로고가 새겨진 파우치가 들어 있습니다.

파우치를 처음 발견하고 나서 든 생각은 500원도 안 되어 보인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기기에 흠집이 갈까 걱정되어 기기를 항상 파우치에 휴대하며 사용하고 난 뒤에 든 생각은 이정도면 충분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아이러니같지만, 파우치가 엄청나게 얇고 가벼운 덕에 부담 없이 항상 휴대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예컨대 두껍고 고급스러운 가죽 파우치는 보기에는 좋지만 막상 가방 없이 가지고 다니다 보면 서랍 속으로 들어가기 십상이니 말입니다.


또한, 전면과 후면 보호 필름을 동봉한 것에서도 아이리버의 세심함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필름을 발견하고 붙이려고 보니 새 제품에 붙어 있던 것이 그냥 보호 비닐이 아니라 동봉된 필름과 같은 것이었습니다.

즉, 출고될 때 전면과 후면 보호 필름이 부착되어 나오고, 여분이 하나씩 더 들어있는 것이었습니다.


외관 이야기에서 벗어나 기기의 음색에 대해 이야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사실 MQS의 유용함에 대한 논의는 192kbps MP3와 320kbps MP3를 비교할 수 있는지에 대한 논의조차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의미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전적으로 AK100의 음색에 관한 주관적 언급만을 덧붙이기로 합니다.

청음에 사용한 리시버는 트리플 파이, NT1, 그리고 K99입니다.


기본적으로 AK100은 아이팟 터치보다 훨씬 다이나믹한 소리를 들려주었습니다.

저음의 깊이가 깊다고 느껴졌는데, 다소 뭉툭하지만 두드러지는 드럼의 킥과 베이스 소리가 인상적이었습니다.

메탈이나 락 음악의 비트와 속도감을 느끼는 데에 흥을 더해주는 소리였습니다.

그런데 사실 저음의 강조는 굳이 비교하며 들었을 때 생기는 차이에 불과하였고, 두드러지는 정도가 크지는 않았기에 고음을 갉아먹는다거나 하는 문제는 전혀 없었습니다.


이퀄라이저의 경우에는 밴드가 5개밖에 되지 않지만, 각각 변화의 폭이 크기 때문인지 매우 다양한 성향의 음색을 연출할 수 있도록 고안되어 있었습니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것처럼, 원하는 모양으로 선을 그어도 막상 적용된 이퀄라이저의 모양을 보면 상당히 다른 경우가 많아서 흡족한 모양을 얻기 어려웠기에 이에 대한 수정이 필요할 것 같았습니다.


또한, MP3 파일의 재생과 관련하여 문제가 있었습니다.

MP3(VBR 0~2)로 된 음원을 감상하면 한 곡이 다 끝나기 전에 다음 곡으로 넘어가는 문제가 계속 발생하였습니다.

셔플과 반복 재생을 모두 켠 상태에서 음악을 들었는데, 꼭 곡이 끝나기 30초~1분 전에 곡이 끊기고 다음 곡이 나오는 치명적인 문제가 있었습니다.

70개의 음원은 다른 모든 기기에서 정상적으로 작동하던 것이었으며, AK100의 경우에는 버전 1.20이나 1.30에서 동일한 문제가 발견되었습니다.

이를 관찰하고 나서 FLAC 파일을 마련해 버전 1.30에서 재생했을 때는 한 번도 그런 문제를 겪지 않았는데, 이로 보아 MP3 파일과 호환성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요컨대, AK100은 깊고 다이나믹한 음악을 전해주는 수작입니다.

그리고 제품의 디자인은 필자의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제품을 처음 손에 쥐고 나서 집에 계시던 필자의 부모님에게 보여드리며 디자인에 대한 감탄을 공유하였으며, 집 밖으로 가져나갔을 때는 만나는 이들에게 모두 보여주였고, 그들 모두 AK100이 지닌 매력을 인정하였습니다.

하지만 소리나 디자인에서 더 나아가 소프트웨어의 완성도가 조금 아쉬웠던 것은 사실입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이퀄라이저를 마음대로 적용하기 어려운 문제나, 일부 음원에서 발견되는 호환성 문제 등을 수정하면 AK100을 진정한 명품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입니다.


사실 2주일 동안 AK100을 사용하며 가장 만족스러웠던 것은 오랜만에 음악을 음악 그 자체로 마주할 수 있는 시간을 보냈다는 것이었습니다.

어지간한 MP3 플레이어들을 모두 처분한 이후에 최근 1년 동안은 스마트폰으로 음악을 들으면서 동시에 인터넷을 하게 되고는 했는데, 다시 좋아하는 가수들의 CD를 하나씩 FLAC 파일로 추출하고, 태그를 입힌 후에 기기에 넣어 바로 듣기 시작할 때는 몇 시간 동안 음악 그 자체에만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여하튼, 좋은 기회를 제공해준 아이리버에게 감사의 말씀을 전하며 리뷰를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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